순찰대 추격이 오히려 시민 안전 위협
6700건 중 절반 사고, 부상 1900명·사망 63명 경범죄가 87%...과도한 추격전 규제 목소리 2020년 9월 조지아주 캅 카운티 I-75 고속도로에서 BMW 차량이 시속 125마일로 질주했다. 경찰이 뒤를 쫓았지만 차량은 국도로 진입해 경찰을 따돌리려 했다. 위험한 추격전이 6마일 이상 이어졌다. 그 결과 도주 차량에 부딪친 생후 3개월 영아와 10대 청소년 승객이 사망했다. BMW 운전자는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다. 교통 법규 위반 차량을 쫓는 경찰 추격전이 오히려 시민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법 행위의 심각성과 교통 상황에 따라 순찰대 추격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지난 1일 837명의 조지아 순찰대(GSP)가 2019~2023년 5년간 벌인 추격 6700건 중 절반 이상(3400건)이 교통사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한 부상자는 1900명이며 63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이다. 피해자는 추격전이 벌어진 도로에 서있던 보행자, 주위 차량 승객, 도주 차량과 부딪친 운전자 등 다양하다. 부상자 중 일반 시민 목격자는 523명으로, 추격 차량 승객 470명보다 많다. 조지아에서 경찰 추격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추격이 잦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찰대의 추격이 없었던 날은 단 14일. 지난해 경찰 추격의 대부분(87%)이 헤드라이트 파손, 안전벨트 미착용, 과속 등 경범죄로 인해 벌어졌다. 제프 알퍼트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범죄학 교수는 “조지아 경찰 문화는 ‘너는 나쁜 사람이고, 나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며 추격이 과도하게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GSP가 추격을 도중 포기한 경우는 전체의 19%인데 대부분(12%)이 도주 차량을 놓쳤기 때문이며, 공공안전을 이유로 추격을 포기한 것은 1%에 불과하다. ‘안전한’ 추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GSP는 현장 일선 경찰에 추격에 대한 모든 권한을 일임하며 도주 차량 후면을 추돌해 강제로 멈추게 하는 피트 메뉴버(PIT) 기술에 대해서도 사용 제한이 없다. 차량 추격 전, 주변 사람들의 피해 가능성을 고려하라는 정책이 유일하다. 기상 여건이나 주행 속도, 교통 상황 등 어떤 것도 경찰 추격을 제한하지 않는다. 전국44개 주 중 42개 주가 추격 을 시행하기 전 상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치안 정책을 연구하는 시민단체 경찰행정연구포럼(PERF)은 “도주 차량의 75%가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며 “교통 위반 차량을 쫓는 것은 대중에게 너무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교통사고 조지아 경찰 추격전이 조지아 경찰 추격 차량